메모리 사업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메모리 파운드리 사업의 최강자 TSMC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이는 메모리 파운드리 업체로 발돋음하려는 난야, 프로모스, 파워칩의 행보를 바라보며, TSMC가 메모리 업체들의 도발에 대한 응전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TSMC가 비메모리 파운드리에서 메모리 파운드리 사업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가려 한다는 것이다.

TSMCㆍ파워칩 등 설비투자 확대 공세
TSMC 90나노 D램이, MS X박스 360에 MS 마크 D램?

'메모리 파운드리'는 사실 포투 임의로 갖다 쓰는 용어다. 파운드리란 위탁생산해 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까 비메모리와 메모리를 구분할 필요가 없이 반도체 파운드리라고 하면 그안에 비메모리와 메모리 파운드리 개념이 같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TSMC를 비메모리 파운드리 최강자라고 따로 놓고 불러 준 것은 TSMC가 메모리 사업영역을 침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메모리 사업에 있어 구조적인 변화는 메모리 제조업체였던 대만의 난야, 프로모스, 파워칩의 행보가 TSMC가 볼 때 눈에 거슬리기 때문에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 TSMC가 파운드리의 강자라 군림하는 대만에서 여태껏 파운드리를 해보지 않았던 메모리 변방업체(TSMC 입장에서 보면)들이 파운드리 사업에 한 발을 걸친다고 볼수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TSMC입장에서는 허당 3사의 행보가 자기 밥상에 숟가락을 들고 넘본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당 3사 : 대만의 허약한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도 자신의 속살(반도체 팹의 모든 것)을 내보이면서까지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난야, 프로모스, 파워칩을 둘러서 만들어 낸 말

자기 영역을 침범하는데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사람이나 동물은 많지 않다. 이는 전설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TSMC가 최근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300mm R&D 팹을 운영해 30나노대 메모리 미세공정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은 "너희들 메모리 업체들이 먼저 내 밥상을 넘보지 않았느냐, 그래 한 번 갈 때까지 가보자"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TSMC의 최근 행보는 사업영역 침범은 메모리업체들이 먼저 시작했다는 명분를 내세우는 것이며 먼저 도발한 것에 대해 응전을 하겠다는 맞대응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메모리 파운드리란게 무슨 사업성이 그렇게 크길래 메모리 사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려고 하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메모리 파운드리가 제대로 시장에 정착이 되면 삼성전자 브랜드의 D램은 그저 메모리 제품에서의 한 구색을 차지하는 데 그친다. 물론 하이닉스 D램도 마찬가지다. 애플 D램, IBM D램, MS D램, 인텔 D램, 노키아 D램, 마쓰시타, SK, LG전자, 모토로라, 코카콜라, 스타벅스 D램 등의 메모리 브랜드 전성시대가 온다는 의미인 것이다. 메모리를 위탁생산해 주는 TSMC는 양산해 주는 IC제품에 마킹될 브랜드를 중시 여기는 회사가 아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명과 브랜드를 원하는대로 마킹해주며 지금의 파운드리 최강자로 군림을 해왔던 TSMC였던 것이다.

예를들어 노키아 입장에서는 TSMC가 메모리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을 때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중 한 기업이다. 노키아가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의 모바일 메모리를 구매할 필요없이 TSMC에 노키아 휴대폰에 장착되는 메모리를 위탁생산을 요청하면 노키아 브랜드의 메모리를 저가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가의 메모리를 확보한다는 의미는 메모리 가격에 따로 붙는 비용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노키아가 자체생산하는 휴대폰 부품으로 메모리를 위탁생산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키아 메모리를 위한 마케팅도 필요없고 광고도 필요없다. 다만 필요할 때 마다 TSMC에게 위탁생산 주문을 하면 되니 재고부담도 없다. 노키아 입장에서는 TSMC의 메모리 파운드리 사업개시라는 의미는 휴대폰 가격경쟁력에서 더 앞설 수 있게 되는 기회를 얻는다는 의미로 보면 되겠다.

물론 TSMC는 고객의 요청대로 IC를 양산해서 자사 마진을 덧 붙인 가격으로 고객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데 그칠 뿐 따로 그 제품의 영업을 하는 회사가 아니다. 물량부담을 껴앉고 가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하이닉스가 실리콘화일의 CIS를 양산해 공급하면서 스스로 물량부담을 껴앉고 가려 하는 것과는 사업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니 TSMC는 파운드리 양산물량만 충분히 확보하면 안정적인 수익이 담보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메모리 파운드리로의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는 대만의 난야, 프로모스, 파워칩이 TSMC의 사업영역과 겹칠 소지는 다분하다. D램 파운드리 하면서 메모리 다이(웨이퍼상의 IC 회로를 집적한 단위) 한 쪽 구석에 컨트롤러나 작은 용량의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집적하면 그것이 TSMC의 사업영역인 비메모리 파운드리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사실 삼성전자, 하이닉스, 엘피다 등이 퓨전메모리라 하여 종류가 서로 다른 D램이나 S램, 낸드플래시, 노어플래시, 모바일 D램, 그래픽 D램 등의 메모리를 한 IC로 집적해 시장에 내놓는 행위는 TSMC의 사업영역과 겹친다고 볼 수 있었다. 서로 종류가 다른 메모리가 한 IC에 집적되면 각각의 메모리 간 데이터 인테페이스를 위한 일부 IC 로직이 들어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것은 이미 메모리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인 것이다. TSMC가 여기까지는 참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번 프로모스건은 정말 참을 수 없는 도발이라고 여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난야, 프로모스, 파워칩이 메모리 파운드리 사업으로의 진입방법과 TSMC의 메모리 파운드리 사업방향이 다르다는 점이다. 대만 3사는 파운드리 사업이긴 하지만 자신의 반도체 공장의 속살을 경쟁하고 있던 메모리업체에게 보여주면서 까지 파운드리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고 TSMC는 메모리 솔루션을 자체 R&D를 통해 스스로 찾아내 고객에게 제시하겠다고 나선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300mm 반도체 팹을 R&D로 쓰겠다는 것은 TSMC가 메모리 개발과정을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하기 위한 메모리 IP 확보차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렇기에 TSMC가 메모리 IP를 개발하게 되면 세상에 메모리 브랜드 전성시대가 도래한다고 했던 것이다.

그럼 이에 메모리 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나를 생각해 보면, 맞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엘피다가 파운드리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야 하는데, 그 방법은 대만의 허당 3사가 가는 길이 하나 있으며 또 하나는 타도 TSMC 기치를 드높이는 방법이 있을 뿐이다.

맞대응을 하지 않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메모리 전문업체로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보적인 기술우위가 있다면 가능하다. 독보적 기술우위를 가지려 한다면 TSMC와 같은 파일럿 300mm 반도체 팹 보유와 같은 대규모 R&D 투자를 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하이닉스는 허당 3사가 가는 길을 도우려는 모양이라고 보면 될까 싶다. 그러는 와중에 TSMC가 메모리 시장에 진입하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하겠다.


  1. 아빠빠.. 2008/03/14 10:43  address  reply

    포투님 오늘 글 감사합니다.^^

    날마다 좋은 정보 얻고 갑니다.

    신문 기사에서는 TSMC 기업이 반도체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삼성과 하이닉스와 경쟁하는 것이라고 나와서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기사 읽으니 TSMC는 삼성과 하이닉스등과 경쟁하는 기업이 아니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포투님 글 읽으니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2. 아빠빠.. 2008/03/16 12:13  address  reply

    잠시 소강 상태군요.^^

    포투님께 하나 여쭤볼께 있는데요.

    환율에 대해서요..

    최근 환율 급등으로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살아났다고 하는데요.

    삼성이나 하닉의 물건값이 일본이나 대만 기업들에 비해서

    저렴해져서 삼성과 하닉의 램이 더 많이 팔리겠죠?

    근데 이것도 반도체 치킨게임에 영향을 미치겠죠?

    전 주식 보유자가 아니어서..(현물 보유)

    삼전이나 하닉의 경영 상태에 덜 영향을 받는데...

    하닉의 이번 1분기 예상 적자가 4,500억이면 치킨게임의 끝이

    더 빨리 찾아올까요?

    • 포투 2008/03/16 21:32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물론 1분기 대규모 적자로 인해 하이닉스의 투자여력이 대폭 감소한다면 치킨게임의 끝이 빨리 찾아올 수 있습니다.

      환율 급등으로 경쟁국 대비 메모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상승하지만 이를 상쇄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변수 또한 있습니다. 그것은 환율 헤지거래가 주로 시스템매매로 이루어지고 아래 위 벽을 사이에 두고 거래가 이루어져야 되는데 위 매물벽이 뚫리면서 급등을 한지라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확대는 단기에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또한, 하이닉스가 2007년말에 차입을 늘린 달러 빚이 문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더구나 추가로 달러 빚을 빌려야 하는 상황인지라 환율급등이 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인 면이 큰지는 불확실하다고 하겠습니다.

      환율상승은 단기적으로는 좋지 않고, 추세가 안정되어야 좋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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