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에서 아날로그 전문가 루 후터(Lou N. Hutter)를 영입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포투 나름 정리하는 차원에서 글을 남기려 한다.

동부 하이텍, TI 아날로그반도체 전문가 영입

루 후터(Lou N. Hutter)씨가 아날로그(analog)와 혼합신호(Mixed-Signal) 반도체 전문가라 하는데, 그렇게 호들갑 떨 일이 뭐가 있나 생각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이 반도체 강국으로 메모리(D램,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부품은 디지털 부품이다. 메모리 부품을 다르게 말하면 저전력 디지털 신호 데이터 저장 부품이라 할 수 있다.

아날로그 반도체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분야는 고전력용 반도체이다. 데스크탑 컴퓨터를 열고 메인보드 중에서 가정전원(220V)이 들어오는 부분과 트랜스포머(transformer)를 통해 전력이 분기해 강전압이 지나가는 도선의 굵기와 그 주변으로 전력신호 간섭을 막기 위해 떨어져 있는 간격을 보면, 10V나 5V가 지나가는 부분보다는 도선의 굵기도 굵을 뿐 더러 주변 부품, 도선과의 간격도 상당히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혼합신호(Mixed-Signal) 분야를 보면 대표적인 IT기기가 휴대폰인데 본체를 열어 역시 PCB기판을 보면 안테나를 통해서 전달되는 신호를 받아내는 부품과 도선의 굵기 간격이 여타 다른 디지털신호로 전환되어 지나가는 부분보다는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부품의 미세공정을 보면 최근 하이닉스가 50나노 대 D램과 40나노 대 낸드플래시인데 이는 0과 1이라는 두가지 경우 수를 갖는 디지털신호를 처리할 뿐이지 아날로그 신호를 그 미세공정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날로그 반도체 기술의 핵심은 주변회로로의 신호간섭을 줄이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각 아날로그 IP 주변에 장벽(barrier)을 쌓기도 하고 간격도 넓히기도 한다. 또 아날로그 반도체 IP는 한결같이 빅 사이즈(big size)일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다. 반도체 생산에서 IC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수율은 반비례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날로그 반도체 생산에서의 경쟁력은 메모리에서의 경쟁력과는 차별성을 지닐 수 밖에 없다. 즉 빅사이즈인 IC를 생산함에 있어 수율을 높일 수 있는 회로배치 기술에 따라 가격경쟁력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동부하이텍이  0.13마이크론(130나노) 대의 반도체 공정을 보유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80나노 대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을 가지고 있어도 아날로그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공정기술로 보면 동부하이텍이 삼성전자에게 밀릴 이유가 전혀 없는 사업분야다. 결코 삼성전자의 80나노 대 공정기술이 아날로그 반도체를 양산할 때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오히려 미세공정기술이 아날로그 반도체 생산만 보면 불리할 수도 있다.

동부하이텍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 공정기술 미세화에 주력할 수 없는 사정임을 감안하면 사실 아날로그 IP를 보유해 현 보유 파운드리 팹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시도가 좀 늦은 감이 있다.

아날로그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동부하이텍이 대한민국 파운드리 역사의 새장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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