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통위(금융통화위원회)를 7일 개최해 기준금리를 5%로 동결했다. 무책임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잠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인터뷰를 봤는데 한 쪽으로 치우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기준금리 결정은 힘겨루기의 대상이 아닌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정책 맞대결에 몰두하는 인상이 짙어 보였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2%인데, FRB가 3월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대폭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 기정사실이라고 본다면 열흘 후에는 한미 금리차는 5%까지 벌어질 공산이 커졌다. 미국은 이왕 내친김에 시장에서 원하는 수준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0.75%가 아닌 1%의 금리인하를 원하니 FRB는 마지못한 듯이 1%를 추가인하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5%로 동결하고 난 후 인터뷰에서 물가상승을 이유로 기준금리를동결했다고 하던데,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한다고 해서 물가가 잡히지 않는다.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외생변수(外生變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에 의한 것이 크기에 그런 것이다. 오히려 물가상승을 이유로 호주 중앙은행처럼 금리를 인상했다면 이성태 총재의 소신을 인정할 수 있었겠지만, 겉으로는 물가상승을 우려한다고 하지만 정작 기준금리 정책결정은 이도저도 아닌 동결이었다.

그리고, 왜 한국은행의 대표를 총재라고 부르는지 알 수 없다. 한국은행장, 사장, 이사장 또는 FRB 벤 버냉키 의장처럼 의장이라고 부르지 않고 총재라고 부를 이유가 있나? 총재라는 것이 마치 대통령과 같은 동격인 지위인냥 자못 대단해 보인다. 그래서, 그렇게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콧대가 높은건가 하는 생각도 언듯 든다. 정치한다고 하는 정당들도 총재라고 부르지 않고 있는 마당에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총재'라는 권위있는 직위를 좋아하는 모양인가 하는 생각이다.

옆 길로 샜는데, 어쨋든 한미금리차에 주목해야 한다. 2007년에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줄곧 해왔던 이유는 물가상승때문이 아니었고 경기과열(景氣過熱)을 좀 식히기 위함도 아니었다. 만일 한국의 경기가 과열되어서 중국처럼 긴축으로 돌아섰다고 한다면 이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그럼 물가때문인가? 턱도 없는 얘기다. 2007년은 물가 상승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중국의 저가상품 세계수출로 인한 저물가 고성장의 수혜를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듬뿍 받았던 시기가 2007년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저물가를 만끽(滿喫)했지만 고성장에서는 열외되었던 나라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5%까지 끌어올린 건 전적으로 부동산 투자 열기 특히 아파트 투기과열를 식히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에 거품이 끼면 나중에 한국판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같은 금융혼란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가장 큰 이유로 보이지도 않는다. 2007년 9월 이후 7개월째 5% 금리를 유지하고 있으니 한국의 금리인상 시기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크게 불거졌던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했던 가장 큰 이유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불로소득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는데, 한국은행 공무원들은 공무원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들이 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돈을 쉽게 잘 벌어 잘 사는 꼴을 볼 수 없었다는 얘기인 것이다. 이는, 공무원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공무원들은 열심히 일하면서도 월급을 적게 받고 있는데, 아파트를 여러 채 보유만 하면 돈이 불어나니 그 꼴을 보기 싫어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불로소득'이란 말 참 좋은 것 아닌가? 불로소득이 나(공무원)에게 오면 좋은데 나에게 오지 않으니 이를 기필코 막으려는 심리가 공무원들의 세상에는 널리 퍼져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부동산 투자자들과 같이 불로소득을 향유한 공무원들은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이지 싶다. 목소리에는 모두 이유가 있기 마련인 것이다.

결국 한국은행이 국민들의 불로소득을 줄이기 위해 콜금리를 인상했는데 한미금리차가 벌어지면서 또 다른 불로소득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열흘 후(3월 18일 미국 FOMC 1% 추가 금리인하를 전제)에 한미금리차가 3%까지 벌어지게 되면 가진자들이 땅짚고 헤험치기로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세상이 열린다. 가장 큰 돈을 벌수 있는 주체는 다름 아닌 달러를 맘껏 빌릴 수 있는 미국의 금융투자자가 된다. 아예 대놓고 미국에 원조하는 셈 치고 돈을 갖다 바치려는가? 이는 국부유출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미국보다 경제력이 월등히 커져서 침체(?)되었다고 하는 미국경제를 위해서 원조하려는 것이라면 참으로 좋을텐데 하는 생각도 언듯 든다.

유럽과 일본이 미국의 금리인하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것은 그들 나름의 속셈이 있기 때문이다. 엔화와 유로화는 위안화와 함계 세계 4대 주요 통화다. 미국 달러 약세기조 속에서 자국통화가 미국의 달러를 대신해서 세계 결제통화(決濟通貨) 더 나아가 기축통화(基軸通貨)로의 발돋음을 호시탐탐(虎視耽耽) 노리고 있기에 그들 나라의 통화정책은 한국의 금리정책 결정의 참고지표로서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속셈은 과연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자격도 없으면서 경제력이 그에 미치지도 못하면서 유럽, 일본과 나란히 하겠다는 건가? 만일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면 한국은행 공무원들이 겉 멋이 들어도 이 쯤되면 중증(重症)이라고 하겠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이번 금통위(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리지 않았으니 열흘 후가 되면 한국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달러가 인기가 있어지게 됨인가? 현재 달러화 가치가 땅으로 떨어졌는데, 미국과 다른나라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좀 복잡한 측면도 있지만, 미국 달러가 인기있는 통화로의 변신을 말하는 것이다. 금리가 싼 달러를 끌어들이기만 하면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시대로 돌입한다면 그 어느 누구라도 달러를 갖기(빌리기)를 원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은행에서 달러를 빌려서 한국의 어느 은행에 저금만 해도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구조이기에 그런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엔 캐리 트레이드로 엔화기반의 투자자금이 세계를 떠돌았듯이 미국의 달러 캐리 트레이드 거래가 활발해 질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겠다. 아마 이 쯤되면 금리인하에 동참하지 않고 있던 다른나라도 버티기가 어려워진다. 끝까지 버틴다면 일본이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엔화 약세를 만들어 놓고 천문학적인 경상흑자를 만끽했듯이 미국도 일본의 전철을 밟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란 나라가 수입대국에서 수출대국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번 금통위에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겠다. 그렇다고 한국은행 공무원들이 그들 나름의 자존심 상 긴급 금통위를 다시 개최할 수도 없는 일이니, 다음 금통위까지의 20일 간 대한민국 채권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금융시장이 투기판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많다고 하겠다.

정책결정(기준금리 결정)을 함에 있어 몇 일 후면 뻔히 옳고 그름이 들어날 일을 국민의 이목을 물가상승 우려라는 허울을 내세워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공무원들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하겠다. 이제 능력 또는 재능있는 사람들이라면 저리의 달러 빌리기를 준비하면 되겠다. 한국은행이 투기판을 열어주었으니, 이에 동참하지 않으면 그것은 바보가 된다는 분위기를 한국은행 공무원들이 만들어 준 셈이라는 것이다. 2008년에는 수출이고 제조업이고 다른 사업은 제켜두고 달러를 빌려서 돈놀이에 치중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게 생겼다. 가만보니 이런 모양새는 작년까지의 미국의 경제와 닮아 보인다.

참여정부에서는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으로 서민들의 근로의욕을 상실케 하더니만, 이명박정부들어서는 한국은행이 벌여놓은 한미금리차 3%시대 투기판으로 인한 불로소득으로 서민들의 노동욕구를 사라지게 하는 모양이다.

이러나저러나 돈을 버는 사람들은 가진자들이란 사실은 변함없어 보인다.


  1. 김동수 2008/03/10 09:28  address  reply

    좋은글 잘 읽고 있습니다.
    참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엔화나 유로화 위안화는 모두 달러에 비해 강해만 지는데 원화는 왜 지속적으로 하락 할까요.
    물론 일시적 현상이겠지만 나름의 답을 찾아보려고 애는 써봤는데,
    우선 외국인들의 주식시장에서의 매도로 인한 환매가 있을 것이고,
    다음으로는 최근에 경상수지가 적자로 들어갔다고 얼핏 들은것 같은데 그 원인일까요, 물론 여행수지야 당연히 들어가겠죠. 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엔케리 청산은 이제 조만간 진정될 것이란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님이 주장대로라면 더 가속화 될 수 밖에 없겠군요. 엔화자금을 쓰고 있는데, 조금있으면 이제 달러 자금 이야기가 나오겠네요.
    님이 말씀하신 부동산에 의한 불로소득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서, 금리을 인상한 것은 사실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의 안정세는 금리인상과 보유세를 들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부동산 가격을 잡기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맞겠지만, 이전 정부의 한계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저 지켜만 보아도 잘 돌아가는 경제상에서, 신경쓸 부분이 부동산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이젠 상황이 달라졌으니, 님이 말씀하신대로 금리인하를 심각하게 고민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가격안정 만을 생각하기에는 대외여건이 녹녹치 않으니까요....
    앞으로도 님의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포투 2008/03/10 10:44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현재의 원화가치 하락은 이해할 수 없으며, 이런 현상은 투기세력이 개입해서 외환시장이 과열되었을 때 잠시 나오는 현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되돌리기가 나올 겁니다. 달러캐리트레이드 시대가 머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원캐리트레이드를 장려해야 할 마당에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으니 거꾸로 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기축통화를 노리는 국가를 제외하면 자국의 화폐가치가 높게 형성되기를 바라는 나라는 드뭅니다.

      거의 유일하게 대책없이 좋아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인 것이 큰 문제라 하겠습니다.

  2. Randy 2008/03/10 21:47  address  reply

    댓글은 처음 남기는거 같습니다.
    저는 아직 학생입니다만
    포투님 블로그에서 참 많은것을 배웁니다.
    연배가 한참 위이신 포투님께 섯뿔리 이렇게 인사드리기가
    조심스러우나
    항상 좋은글 감사하는 마음과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리는 마음으로 댓글을 달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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